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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트레킹, 오름

고요하고 평화로운 제주 정물오름

 

 

육지에서 지인들이 놀러오면 제주도 오름을 가보고 싶어해서 추천해 주는 오름들이 몇개 있는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새별오름이나 용눈이 오름, 따라비 오름, 백약이 오름 정도가 무난하겠지요. 이런 유명한 오름들은 유명세만큼 화려하고 멋있지만 그만큼 탐방객들도 많고, 실제로 훼손이 많이 되어서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간 곳들도 있어요. 지금 용눈이 오름은 휴식년제에 들어가서 2023년 1월까지는 탐방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정물오름 전경

 

조용하게 혼자 마음을 가라앉히는 트래킹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저는 정물 오름을 추천할게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저도 작년에야 처음으로 가보고 마음을 빼앗겨 수시로 가게 되는 오름인데요, 새별오름에서도 차로 9분 거리라 두 오름을 모두 걸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소하고 고요한, 제가 정말 좋아하는, 2020년에 발견하게된, 제 영혼의 오름인데요, 동부권에 제 최애 오름 지미봉이 있다면 서부권 최애는 정물 오름이죠. 마음이 힘들때 하루는 동쪽 지미봉에서 하루는 서쪽 정물오름에서 위로를 받고 온답니다.

 

 

 

 

 

■ 정물오름 정보

주     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 52-1
주 차 장 :  있음 (6대 정도 주차가능)
화 장 실 : 없어요ㅠ
소요시간 : 30분 정도 
난 이 도 :  무난

 

[정물오름 찾아가기]

 

정물오름 안내 푯말

 

 

저는 지난 19일, 석가탄신일은 맞이해서 새별오름을 먼저 탐방한 후 정물오름으로 향했는데요, 자가용을 이용해서 이동했습니다. 제 차 네비게이션은 새별오름에서 정물오름을 찍고 오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도착했다고 뜨더라고요. 긴장하지 마시고 조금만 앞으로 직진하면 위 사진과 같은 푯말이 보일 거예요. 푯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정물 오름 주차장이 나타날 거예요.

 

[정물오름 주차]

정물오름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주차장이 보이는데요, 6대 정도 주차할 수 있고 보통은 2~3대 정도만 주차되어 있는데 이날따라 주차장이 만차였네요. 다행히 저는 나오는 차량이 있어서 그 자리에 주차할 수 있었어요. 

 

[정물오름 화장실]

정물오름엔 화장실이 없어요. 근처에 상가도 없어서 저라면 가장 가까운 새별오름 화장실을 이용하겠어요.

 

 

■ 정물오름 트래킹 코스

 

 

사진에 보이는 주황색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을 타고 안으로 들어오시면 주차장이 보이고요. 거기 이렇게 정물오름 안내판이 보일 거예요. 정물 오름은 파란 화살표처럼 왼쪽으로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내려오거나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면 되는데, 보통은 왼쪽으로 올라가는 것 같아요. 오른쪽은 계단길이니 조심하시구요. 저는 매번 왼쪽>오른쪽 코스로 걸었습니다.

 

■ 정물오름 트래킹

어느쪽이든 상관없지만 저는 왼쪽이요!

 

당오름
정물오름에서 보이는 당오름

 

 

작년 추석이었죠? 그날도 어디를 트래킹 갈까 열심히 알아보다가 한 블로그에서 정물오름>당오름>원물오름을 이어서 도보로 트래킹 할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너무 재밌을 것 같아 혼자서 트래킹을 시작했어요. 정물오름은 즐겁게 올라 갔지만 아무리봐도 저 앞에 보이는 당오름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어떻게 꾸역꾸역 길을 만들며 평지까지는 내려갔는데 저 오름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하던지 정말 수풀을 헤치고 공사장 벽도 탄것 같고, 되돌아갈 길이 더 막막해서 울먹 울먹하면서 갔었어요. 제 생각엔 정물오름에서 당오름을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은 없는 것 같아요. 초행자는 진짜 갈 수 없어요. 그냥 차로 이동하도록 하세요.

 

 

 

 

 

당오름에서 친절하신 다른 탐방객분이 원물오름은 안덕충혼묘지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가라고 안내해 주셔서 거기까지는 운전하고 가긴 했는데, 원물오름으로 가기 위해 당오름에서 하산해서 정물오름 주차장까지 가는 길도 정말 울것같고 모르겠고 너무 힘들었어요. 다이나믹한 것도 물론 좋지만 혼자서는 그런 무모한 짓은 왠만하면 하지 말고 길을 잘 아는 분들이랑 동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길치들은. 차까지 가는 길이 정말 눈물날꺼예요. 물론 원물 오름에서도 이상한 길로 하산해서 울먹이면서 주차장으로 갔었네요......... 트래킹은 안전하게 하도록 해요.

 

 

 

 

 

다시 정물오름으로 돌아와서, 여기 정물 정상에는 벤치가 몇개 있는데요 가을이면 억새가 장관입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노을 질때쯤 가면 정말 아름다운데요, 그냥 5월의 정물 오름도 편안하고 차분하고 참 좋았답니다. 이날은 제가 좋아하는 벤치에서 다른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셔서 앉을 수 없었지만, 이런 멋진 곳을 갈 때는 꼭 편의점에서라도 커피를 하나 사들고 가서 마셔보세요. 뷰 맛집 뷰 맛집 하는데, 오름 만큼 훌륭한 뷰 맛집이 있을까요? 저는 해가 떨어지기 전에 이동하는 편이라 노을은 잘 보지 못하지만, 든든한 일행이 있다면 노을도 구경해 보세요. 황홀할 거예요. 그때쯤 올라오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계단

 

 

하산길 입니다.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도 되지만 저는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는데요, 이쪽 방향은 계단 길로 되어 있어요. 중간에 조금 부식된 나무 계단들도 보였거든요, 조심해서 내려오도록 하세요. 항상 등산은 올라갈때 보다 내려올때 조심해야 해요. 저도 10년전에 도봉산 하산길에 삐끗한 발목이 지금도 아프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오르는 오름이 갑갑해서 아 언제면 마스크를 벗고 산을 탈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그런 말을 했어요. 자기가 좋아 하는걸 찾으라고. 계속 찾으라고.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오름 탐방이었으면 좋겠네요. 언젠가 우연히 우리, 오름에서 만나요 :)